스토리1
[헤럴드경제 스포츠팀=남화영 기자] 유소연(27)이 한국여자 선수 중에서는 세 번째로 세계 골프 랭킹 1위로 올라섰다.
유소연은 최근 미국 아칸소 로저스 피너클컨트리클럽(파71 6331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월마트NW아칸소챔피언십에서 대회 코스레코드 기록을 작성하면서 우승했다. 2라운드에서 역대 최저타인 10언더파 61타를 작성한 데 이어 이 대회 최소타 우승 기록을 한 타 갈아치웠다.
지난 4월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유소연은 올해 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2승 고지에 올랐다. 동시에 유소연의 세계 랭킹은 3위에서 1위로 점프했다. 한국 선수가 여자골프 세계 1위가 된 것은 2010년 신지애, 2013년 박인비에 이어 세 번째다. 유소연에 밀린 아리야 쭈타누깐(태국)과 리디아 고(뉴질랜드)는 한 계단씩 떨어진 2, 3위를 차지했다.
세계여자골프랭킹은 2006년2월21일 처음 만들어졌다. 1986년에 6개의 남자투어들이 합쳐서 세계월드랭킹(OWGR)을 평가한 20년 뒤에 롤렉스가 스폰서가 되어 여자 투어에서도 세계 랭킹을 매기기 시작한 것이다.
유소연이 아칸소챔피언십에서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여자골프선수들의 순위를 매기는 랭킹 시스템은 이미 2004년 5월 세계여자골프 5대 투어 단체가 세계여자골프총회를 여는 자리에서 처음 논의됐다. 당시 LPGA, 레이디스유러피언투어(LET),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호주여자프로골프(ALPG)는 랭킹 시스템 도입에 합의했다. 영국의 여자골프연맹(LUG)이 합류하면서 2006년 2월21일 처음으로 랭킹을 발표했다.
초창기에는 최근 2년간(104주) 15개 대회 이상 출전한 선수가 대회마다 거둔 성적에 따라 점수를 부여하고 이를 출전 대회수로 나눈 평균 점수로 순위를 매기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순위를 발표하자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1위에 올랐다. 하지만 당시 대회 출전 수가 적었던 미셸 위가 3위에 오르는 결과가 나왔다. 미셸 위는 LPGA 투어에 15차례만 출전했지만 대부분은 메이저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려 평균 점수에서 이득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랭킹에 들어가는 대회수가 35개로 대폭 늘었다.
남자랭킹과 마찬가지로 대회마다 랭킹 포인트가 출전하는 선수들에 따라 달라진다. 상위 랭커가 얼마나 출전하는가와 메이저 대회에 큰 배점이 부여되고 최근 13주 이내 대회일수록 가산점이 붙는다.
(괄호)는 중복 1위에 올랐던 순서, *표시는 맨 마지막에 1위에 올랐던 기간.
역대 1위에는 지금까지 11명이 올랐다. 소렌스탐이 1위를 독주하다가 2007년 4월23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오초아는 이후 2010년5월2일 은퇴할 때까지 무려 158주나 세계 정상 자리를 지켰다. 은퇴 무대인 LPGA투어 트레스 마리아스 챔피언십에서 6위를 차지하면서 JLPGA투어인 사이버 에이전트 레이디스 골프토너먼트에서 우승한 신지애가 여제의 자리를 넘겨받았다.
한국 선수 중에는 가장 먼저 세계 1위에 오른 신지애는 이후 2달간 정상을 지켰으나 이후 손바뀜이 잦았다. 일본 선수로는 처음으로 미야자토 아이가 한 주, 크리스티 커(미국)가 3주, 다시 아이가 한 주를 지킨 뒤에 신지애가 여제 자리를 탈환해 3주 후에 넘기는 과정을 반복했다. 신지애는 세 번 여제에 올라 총 25주간 세계 정상을 지켰다.
대만의 장타자 쩡야니가 등장해 2011년2월14일에 여제에 오른 뒤로는 2013년3월17일까지 거의 2년 109주간을 정상에 있었다. 쩡야니는 2011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으로 메이저 대회 5승째를 수확했다. 그때 나이가 22살이었다. 남녀 통틀어 그렇게 어린 나이에 그렇게 많은 메이저 트로피를 획득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갑자기 부진에 빠졌다. 70대 후반 타수가 잦아졌고 80대 타수도 더러 나왔다. 그즈음 쩡야니는 “세계 1위라는 자리가 버겁고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생활이 즐겁지 않다”는 인터뷰가 나오기도 했다.
로레나 오초아는 2007년부터 4년여 총 158주간 세계 정상을 지켰다.
어린 시절 척추측만증을 앓으면서 몇 번의 수술 결과 허리에 철심을 박고 골프를 하는 스테이시 루이스(미국)가 2013년3월에 쩡야니를 밀어내고 미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세계 1위에 올라섰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박인비가 메이저인 나비스코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것을 계기로 제위에 오른다. 한국인으로서는 두 번째로 정상에 오른 박인비는 이듬해 6월1일까지 무려 59주나 1위를 지켰다. 이때 메이저 3연승을 하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2013년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하고 이듬해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스테이시 루이스가 박인비로부터 여제 자리를 다시 회복한 뒤로는 21주간 선두를 지켰다. 물론 박인비가 그해 10월말에 다시 여제 자리를 되찾았다.
2015년에 혜성처럼 세계 여자 골프계에 등장한 선수는 서울에서 태어나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 리디아 고였다. 지난 2015년2월2일 17세9개월7일의 나이에 처음 세계 1위가 된 뒤로 19주간 정상을 지켰다. 박인비에게 한 동안 여제 지위를 넘겨주었으나 2015년10월26일부터 지난 6월11일까지 무려 85주간 그 위로는 아무도 없었다. 그의 캐디는 어느 대회를 출전하더라도 등에 롤렉스 세계 1위를 새긴 쪼끼를 입고 있었다. 리디아의 치세는 지난 6월11일까지 총 105주간 이어졌다. 하지만 올 시즌 들어 아직까지 우승 없는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리디아는 용품을 바꾸고, 코치도 바꾸고 캐디도 바꾸면서 전면적인 변화를 시도했으나 결과는 의문이다.
한국 선수들은 모두 3명이 세계 1위에 올랐다. 세 명이 1위에 머문 기간을 합치면 118주에 이른다.
6월12일에 태국 선수로서는 처음으로 아리야 쭈타누깐이 세계 1위에 오른다. 우드로 300야드를 때려내는 엄청난 파워로 인해 세계 여자골프계의 파워 골프 시대를 선도하는 쭈타누깐은 하지만 2주간만 정상을 맛봤다. 유소연이 26일 그를 밀어내고 한국인 중에서는 세 번째로 정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이래 12년동안 지구상에서 골프를 가장 잘 치는 여자는 나라 별로는 한국이 3명이었고 총 118주간 1위에 있었다. 미국이 2명이며 멕시코, 대만, 뉴질랜드, 태국, 일본, 스웨덴까지 총 8개국 선수 11명이 세계 정상에 올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