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무상망(長毋相忘)
- 한마디 말 건네지 못한 사이라도
남도의 햇살로 눈발을 녹여안고
합포의 앞바다를 유영하던 한 척 배
저 혼자 선산지키던 최잔고목 같기도
신심 깊은 집안 기품 가만이 군말없이
어딘가 따뜻한 느낌 든든하던 형을
심중에 가만 묻을까 하늘 멀리 띄울까
우리들 그 알 수 없는 수억겁 인연 따라
여고시절 성소에서 담담한 눈길 닿더니
고향 벗 옆지기였네 다시 한번 본 그대
짧고 굵게 살자 뜻 받들어 낮엔 해가 뜨고
그리움 털어내듯 아침엔 비바람 불어
계절을 앞세워 떠난 낙화를 설워하였나
시간가면 잊혀질 또 하나의 사연처럼
우리들 잘하는 일이란 뒤늦은 가슴치기
억장이 무너지는 것 말해야만 아는가
만장같은 사연두고 무슨 말이 필요할까
가족들은 큰일 치르느라 할 말을 잊었네
미카엘! 커튼 콜 하면 다시 또 오시나요
회자정리 그만 두고 슬몃 다시 깜짝 쇼로
고향 벗이 웃는다면 술 한잔 나눌 수 있다면
소풍길 천천히 가자 들꽃 향기 맡으며
* 장무상망(長毋相忘) --- 세한도 한쪽에 붉게 찍혀 있는 구절, 서로 오래 잊지 말자
추사의 제주 유배시절에도 지극했던 제자 이상적의 마음을 기린 것으로 전함
* 고향벗--- 경희 * 미카엘---경희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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